사랑의 시작, 용서 | 박승남 | 2025-08-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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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작, 용서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 우리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그가 너그럽게 용서하시리라”
이는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으로 내가 그동안 옳다고 믿어왔던 길, 나의 경험과 기준으로 쌓아 올린 생각의 벽을 허물고 하나님의 거룩한 뜻 앞으로 나아가는 ‘전인격적인 항복’을 선언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서 ‘너그럽게’의 히브리어는 ‘풍성하게’, ‘차고 넘치도록’ 용서하신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가뭄에 갈라진 논에 하늘의 폭포수가 쏟아져 모든 것을 적시고도 남는 것처럼, 우리의 죄가 주홍같이 붉을지라도 그 모든 것을 깨끗하게 씻어내기에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는 하나님의 용서는 인간의 조건이나 자격에 근거한 반응이 아닌, 하나님의 절대적이고 주권적인 은혜의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것은 ‘내가 용서하기로 결심한’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미 나를 용서하셨다’라는 믿음의 응답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 압도적인 하나님의 은혜 앞에 두 손 들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용서를 나의 용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자가 앞으로, 십자가의 그 용서를 통해 사랑의 실천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2)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는 『배제와 포용』이라는 책에서 “진정한 용서는 나에게 상처 준 가해자를 내 삶에서 지워버리는 ‘배제’가 아니라, 그를 위해 내 안에 기꺼이 ‘공간을 만들어주는 행위’”라고 역설했습니다. 나를 향해 창을 던진 사람을 복수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치유와 긍휼이 필요한 상처 입는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며 내 마음의 한 자리를 내어주는 의적인 결단이 바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고 이것이 용서의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의 응어리를 풀라>의 저자 크리스티 김은 용서하지 않은 자가 당하는 영적 피해를 12가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용서하지 않으면 마음이 더러워집니다. 둘째, 용서하지 않으면 사탄이 틈을 탑니다. 셋째, 용서하지 않으면 미워하는 사람을 닮아갑니다. 넷째, 용서하지 않으면 그런 이성과 결혼하게 됩니다. 다섯째, 용서하지 않으면 주님과 멀어집니다. 여섯째, 용서하지 않으면 주님을 닮아갈 수 없습니다. 일곱째, 용서하지 않으면 관계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여덟째, 용서하지 않으면 몸이 쇠약해집니다. 아홉째, 용서하지 않으면 외롭게 삽니다. 열째, 용서하지 않으면 과거에 묶입니다. 열한째, 용서하지 않으면 상처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열두째,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용서는 고통스런 상처를 지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처의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고 과거에 개의치 않고 앞으로 발을 내딛는 것으로 평안과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용서는 약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한과 쓴 뿌리의 포로가 되기를 거부하는 자들이 하는 선택입니다. 부당한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하여 부정적 판단, 감정, 행동을 극복하고 상대에 대하여 긍정적 사고, 감정, 행동을 갖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받아야 할 마땅한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이며 상대를 감싸주고 다시 일으키고 회복시켜 주는 것입니다. 괴롭히는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앙갚음을 포기하는 것이며 상대방의 완벽한 행위와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상처는 계속 남아있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 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받고, 자신을 용서하고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합니다. 상한 감정은 전염이 됩니다. 감정 바이러스는 사방으로 전염이 됩니다. 감정은 그 사람의 자세, 말, 표정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전달됩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상한 감정대로 살면 그것은 남편에게 아내에게 자식에게 쉽게 전달되어 버려 공동체가 불행해집니다.
1600년대 영국의 청교도 목사 토머스 왓슨(Thomas Watson)은 ‘용서’란 다음의 7가지 요소를 포함한다고 합니다. ① 되갚지 않기 ② 악을 악으로 갚지 않기 ③ 선을 행하기: 악한 상황에서 악한 행동 대신 선한 행동을 취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그들의 안녕을 빌어주는 것입니다. ④ 원수 갚는 대신, 원수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고난에 함께 슬퍼하기입니다. ⑤ 그들의 행복을 위해 빌어 주기입니다. ⑥ 하나님의 마음을 본받아 용서하고 화해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주는 사랑과는 다른,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본받아 용서합니다. ⑦ 그들의 고난 중에 돕기이며 악한 행위에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선함으로 악을 이기는 것입니다.
하버드의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대학 제임스 파울러 교수는 감정의 생성과 전이 과정을 규명하고자 '행복 확산 실험'을 했답니다. 실험 결과, 한 사람이 행복을 느끼면 그 가족이나 친구가 행복을 느낄 확률이 각각 14%, 9%씩 상승하고, 룸메이트와 이웃이 행복을 느낄 확률은 각각 8%, 3.4%씩 상승했답니다. 인간관계를 통해 확산되는 행복은 최대 1년까지 지속 가능하며, 세 집단의 구성원에게 전달 가능했답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어느 집단의 한 명이 행복을 느끼면 이 감정이 '친구의 친구의 친구'까지 행복하게 할 확률은 5.6%에 달했답니다. 5,000달러가 행복감을 2% 상승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생각하면 타인의 좋은 감정이 5,000달러보다 훨씬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답니다. 행복은 전염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 감정에 비해 전염성이 훨씬 컸다고 합니다. 근심 걱정이 끊이지 않고 늘 한숨만 쉬는 사람과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 원래 쾌활하고 명랑한 사람도 금세 우울해진다고 합니다. 용서하면 나도 행복하고 가정도, 교회도 사회도 행복해 집니다. 용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주심으로 보여주신 선물입니다. 모든 상한 감정을 치유받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려면 하나님이 우리를 용서하신 것처럼 용서해야 합니다. 결코 잊지 못할 치유받지 못하는 상한 감정을 만든 기억은 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는 얼마든지 치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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