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인 나그네 | 박승남 | 2023-10-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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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인 나그네
어느 여행객이 폴란드의 유명한 랍비 하페즈 하임을 찾아갔다. 방문객은 랍비의 집이라는 것이 단칸방 하나인데 책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몹시 놀랐다. 가구라고는 달랑 책상과 긴 의자뿐이었다. 방문객이 물었다. "랍비여, 가구는 어디 있습니까?“ 랍비가 되물었다. "형제의 가구는 어디에 있소?" 방문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 가구가 어디에 있느냐니요? 전 그저 여행 중이지 않습니까?” 랍비가 웃으며 답했다. “나도 그렇다오.” 우리도 여행 중임을 기억하고 삽시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나그네입니다. 나그네에게서 지금 사는 여기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잠시 머무는 곳입니다. 우리는 나그네는 나그네로되 정처 없는 나그네가 아닙니다. 가야 할 방향이 따로 존재합니다. 지향점이 없는 나그네는 지금 머무는 곳이 의미 없는 방황자가 되고 맙니다. 나그넷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디를 지향하고 있느냐입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목적으로 하느냐입니다. 열심히 사는 것은 분명 모두가 추구해야 할 미덕 중 하나이지만 무엇을 위한 열심인가는 더 우선적입니다. 일할수록 남에게 더 큰 피해를 주는 열심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한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순례자들입니다. 순례자는 나그네의 길을 희망 안에서 기쁨으로 걷는 사람입니다. 순례자는 소망을 지향합니다. 소망은 지루한 기다림도 주체할 수 없는 감격으로 바꾸어 주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순례자는 소망의 감격 속에서 오늘의 고통을 상대화시킵니다. 더 큰 소망이 있기에 더 큰 즐거움을 바라기에 오늘의 고통과 고난도 참을 수 있습니다. 나는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사오니 주의 계명들을 내게 숨기지 마소서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 119:19, 105)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벧전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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